"오리와의 추억: 5가지 특별한 순간"
_____Q1. 오리와 처음 만난 순간은 언제였나요?
A1. 어릴 적 가족과 함께 찾은 호숫가에서였습니다. 분주하게 물가를 헤엄치던 회색빛 엄마오리와 노란 병아리 같은 새끼오리들이 떠올라 지금도 생생합니다. 손에 쥔 빵 조각을 조심스레 던졌더니, 병아리들 사이에서 가장 용감한 한 마리가 잽싸게 와서 납작 엎드려 빵을 물고 도망가던 모습이 특히 귀여웠습니다. 그날 이후 ‘오리=친근한 자연의 손님’이라는 인상이 강하게 자리 잡았습니다.
Q2. 오리에게 직접 먹이를 준 특별한 경험이 있었나요?
A2. 네, 대학 시절 동아리 활동 중 도심 속 습지 보호 프로젝트에 참여했을 때입니다. 보호구역 내 허가된 구역에서 옥수수 알갱이를 소분해 들고, 교육을 받은 뒤 새끼오리들에게 직접 주는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했죠. 예상보다 유연한 부리가 손가락에 살짝 대는 묘한 촉감이 잊히지 않습니다. 먹이를 받아먹고 나서도 냉큼 뒤돌아가는 오리의 발걸음이 귀엽고도 경쾌했어요.
A3. 고등학교 과학실습 과제로 작은 인큐베이터에 알을 넣고 일정 온도·습도를 유지하며 부화 과정을 지켜본 적이 있습니다. 부화 전날부터 알껍데기가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고, 이튿날 아침 별안간 ‘톡톡톡’ 소리와 함께 병아리가 껍데기를 뚫고 나왔습니다. 머리를 내밀 때의 작고 젖은 깃털, 힘겹게 기운 한 움큼의 새끼오리 모습은 정말 기적 같았죠. 모두가 숨죽여 지켜본 끝에 푹신한 노란 털을 발견했을 때의 환희가 아직도 생생합니다.
Q4. 오리와 함께한 물놀이 또는 탐방 경험이 있나요?
A4. 겨울이 지난 뒤 봄 축제에서 진행된 ‘오리 생태 탐방’ 코스가 기억에 남습니다. 안전 장비를 착용하고 작은 보트를 타고 수로를 따라 내려가며, 다리 밑 버드나무 가지 사이로 숨어 있던 오리 가족을 관찰했죠. 물살을 가르며 따라오는 흰뺨검둥오리 무리를 보며 자연의 조화로움을 체감했습니다. 가이드의 설명을 통해 오리의 먹이 사슬, 휴식 장소, 번식터 이동 경로까지 깊이 이해할 수 있었던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Q5. 오리와 이별하거나 특별히 마음에 남은 마무리 순간이 있나요?
A5. 대학 졸업 즈음, 자주 찾던 습지에 마지막으로 들렀을 때였습니다. 이전과 달리 무리지어 있던 오리들이 사방으로 흩어져 있었고, 그중 한 마리가 멀찍이서 저를 바라보며 천천히 헤엄쳐 다가왔습니다. 손짓 없이도 서로를 알아본 듯 반가워하며, 잠시 같은 속도로 노를 저은 듯 평행하게 헤엄쳤습니다. 곧 둔덕 너머로 사라졌지만, 마치 “안녕”이라는 인사 같아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우산을 쓰고 걷다가 발밑의 물웅덩이에 뛰어든 오리를 보고 한참을 웃었던 날이다.
빗줄기에 젖은 깃털은 마치 은빛 실타래처럼 반짝였고, 물방울을 튕겨내며 뛰노는 모습이 마치 어린아이 같았다. 나는 우산을 오리에게 기울여주고, 부드러운 솜털에 묻은 빗물을 닦아주며 “괜찮아?” 하고 속삭였다. 비가 멈추고 노을빛이 땅 위에 번졌을 때, 서로의 머리를 맞대고 잠시 어깨를 기대었던 그 따뜻함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세 번째 특별한 순간은 한여름 수영장에서였다. 평소에도 물을 좋아하던 오리였지만, 그날은 내가 준비한 작은 고무 튜브를 등에 얹어 주었다. 처음에는 조금 어색해하던 얼굴이었지만, 물살을 가르며 유영하는 법을 배우자 이내 통통 튀는 물결과 함께 자유롭게 노를 저었다. 나는 튜브를 밀어주며 “우리 같이 더 멀리 가보자!” 하고 응원했고, 오리는 기쁘다는 듯 목을 길게 빼며 첨벙거렸다. 물 장구 소리와 오리의 꼬꼬댁 소리가 어우러진 그 풍경은 마치 여름 휴가지 한 장의 엽서 같았다. 네 번째 순간은 가을 들녘에서였다. 끝없이 펼쳐진 황금빛 억새밭 사이로 오리와 함께 천천히 걷던 그 길 위에서 우연히 둥글고 하얀 깃털 하나를 발견했다. 특유의 부드러운 결이 손끝에 전해져 왔고, 나는 그 깃털을 조심스레 주워 포근한 주머니에 넣었다. 오리는 한걸음 한걸음씩 나를 이끌며 햇살에 반짝이는 억새와 장난치는 바람을 즐겼다. 해가 저물어 주황빛이 세상을 물들이면, 둘만의 풍경 속에서 나는 작은 기념 사진을 남겼다. 그 사진 속의 우리는 닮은 듯 다른 세계를 함께 걷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다섯 번째 순간은 이별의 날이었다. 오리는 철새의 본능을 따라 멀리 날아가야만 했다. 아침 안개가 잔잔히 깔린 호숫가에서, 나는 오리가 좋아하던 씨앗을 수북이 담은 작은 그릇을 놓아두고 “잘 다녀와”라고 속삭였다. 오리는 고개를 한 번 끄덕인 뒤, 힘찬 날갯짓으로 하늘로 치솟았다. 점점 작아지는 실루엣을 바라보며 눈시울이 뜨거워졌지만, 마음 한켠엔 곧 다시 만날 거라는 믿음이 놓여 있었다. 갈대숲 너머로 사라지는 오리를 향해 나는 한참 동안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그날의 서늘한 공기와 잔물결, 그리고 오리가 남긴 여운은 아직도 내 삶 속에서 따뜻한 추억으로 살아 숨 쉰다.
작성자:
이주영 [비회원]
| 작성일자: 6개월 전
2025-12-05 02:5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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